노화 현상의 주범 당화(Glycation)
50대에 접어들면 부쩍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기미, 주름이 늘면서 노화를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화(糖化)는 과다한 당질(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여분의 당질이 체내의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 등을 열화 시키는 현상입니다.
- 탄수화물은 당질과 식이섬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나이가 많아지면 유독 신경이 쓰이는 것이 피부 탄력과 기미, 주름입니다. 40대까지는 괜찮게 보였는데, 50대에 접어들면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나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50대라도 놀라울 정도로 젊어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실제 나이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 왜 이렇게까지 외모에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 노화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가 감소되며 세포 기능이 떨어지는 과정입니다.
- 당(糖)은 우리 몸의 에너지 공급원입니다. 특히 우리 뇌는 에너지 공급원으로 포도당만을 사용합니다. 몸 안에 사용하고 남은 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고 과다한 것은 지방조직에 저장돼 비만으로 나타납니다.
- 당이 우리 몸의 단백질, 지방, DNA에 효소(enzyme)에 의해 붙는 과정을 ‘당화(Glycosylation)’라고 하고,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물질은 세포 간의 의사소통과 정보교환 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한글로는 같은 당화이지만 glycation은 효소를 이용하는 glycosylation과 다르게 당이 화학적인 공유결합(covalent bonding)으로 단백질이나 지방에 직접 붙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산물은 단백질이나 지방의 고유한 역할을 방해하는 위험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 인체 노화 과정을 요약하면, 산화(酸化)와 당화(糖化) 과정입니다.
- 산화는 전자를 빼앗아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당화는 단백질이 혈관을 떠돌아다니는 당분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AGE)로 변화하는 과정입니다.
- 산화와 당화를 통해 만들어진 활성산소와 AGE는 생체 조직 및 세포를 공격하고 노화를 촉진시키며 각종 만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 여분의 당(糖)이 결합되어 단백질 변성
- 당화(糖化)는 한마디로 ‘몸속의 누룽지’입니다.
- 예를 들면, 팬케이크를 구우면 표면이 노릇노릇해지는데 이것은 팬케이크의 당이 달걀과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과 결합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것이 바로 당화다. 이 말만 들으면 뭐가 위험하다는 건지 잘 다가오지 않는데 이 당화가 몸에서 일어나면 문제가 됩니다.
-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당화는 체내 여분의 당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단백질의 변성과 열화현상을 일으킨다. 단백질은 장기, 피부, 근육, 혈관을 비롯한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즉, 당화로 인- 해 몸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 열화 됩니다.
- 소가죽과 뼈를 포도당 용액에 담가두면 조직이 당화 되어 며칠 안에 갈색으로 변하고 탄력을 잃어갑니다. 당화가 진행되면 최종당화산물(AGE: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이라는 물질이 생성됩니다.
◆ 당화가 진행되어 AGE 생성 영향
- AGE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보고된 것만 수십 종류가 있습니다.
- 실제로 100종류 이상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AGE가 인체의 노화를 촉진시킵니다.
당화가 진행되어 AGE가 많이 생성되면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칠까? AGE의 나쁜 영향 중의 하나는 단백질 경화입니다.
AGE은 단백질을 결합시켜 악성물질을 체내에 만듭니다.
- 이 물질로 인해 단백질이 가동성과 유연성을 잃어 경화됩니다. 또한 체내에는 AGE와 결합하는 수용체(receptor)가 존재하고 이 수용체가 AGE와 결합하면 염증을 일으킵니다.
- 이렇게 하여 신체의 여러 장기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이른바 ‘노화’입니다. 이것이 계속 진행되면 결국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피부노화
- AGE가 체내에 축적되면 어떤 노화현상과 질병을 유발할까요?
- 외모와 관련하여 우선 피부가 탄력을 상실합니다. 또한 주름, 칙칙함, 혈색 불량 등 여성에게는 달갑지 않은 작용이 피부 표면에서 일어납니다. 피부 탄력의 저하 원인은 다양하지만 당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당화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당뇨병 환자의 피부 탄력이 쉽게 손실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지런히 레이저 치료를 하고 미용 화장품을 발라도 피부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골다공증, 관절염
- AGE의 한 종류인 펜토시딘(pentosidine: Pen)이 뼈의 콜라겐 섬유에 악성물질을 만들면 경화현상이 일어나 골질이 떨어진다. 뼈는 칼슘뿐만 아니라 3% 정도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콜라겐의 경화로 뼈가 탄력을 잃어버리면 비록 골량이 충분해도 부러지기 쉬워집니다. 일명 골다공증입니다.
사람의 뼈에 포함된 콜라겐의 가령 변화를 조사한 연구 중에 나이가 들수록 펨토시딘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또한 관절 연골의 콜라겐이 당화 되면 관절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동맥경화, 치매
- 신장과 간 기능 저하, 치매에도 영향 그리고 AGE는 심각한 내장 질병을 유발합니다. 신장이나 간 등 인간의 장기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장기에 AGE가 축적되면 내장 기능 자체가 저하되어 결국 신부전 또는 간 장애 등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혈관을 구성하는 콜라겐이 AGE로 인해 경화되면 유연성이 떨어져 부상을 당하기 쉬워집니다. 즉 동맥 경화를 촉진시키게 됩니다.
- AGE가 혈관 내피에 축적되면 지방 등으로 이루어진 걸쭉한 죽상물인 아테로마(atheroma)가 혈관 벽에 생성되고, 이것이 점차 쌓이면 심근경색, 뇌졸중을 일으킵니다. 이렇게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AGE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병 위험도 높이게 됩니다.
- 치매 환자의 뇌에는 일반인에 비해 약 3배나 많은 AGE가 축적되어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Proc. Nati. Acad. Sci. USA. 1994; 91 : 4766-4770).
◆ 알코올과 당화는 밀접한 관계
- 알코올과 당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당에서 알데히드가 생성되고 이것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AGE를 생성하는 것이 당화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 AGE의 생성 경로는 복잡 다양한데 그 과정에서 당뿐만 아니라 지방을 통해서도 AGE가 생성되는 경로가 있습니다.
- 이 알데히드기는 산소와 탄소가 이중결합된 카르보닐기(-C = O)를 가지는데 반응성이 높고 단백질과 결합하기 쉽다. 그리고 이로 인해 단백질이 AGE화 되고 변성, 열화 되는 것입니다.
- 당화 반응에 알데히드가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에탄올)은 체내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환됩니다.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단백질과 결합하여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되어 생긴 아세트알데히드도 단백질과 결합하여 AGE를 생성합니다.
즉, 아세트알데히드는 AGE의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술을 자주 마실수록 체내에 AGE가 축적된다. 당연히 술을 많이 마셔 체내에 아세트알데히드가 있는 사람일수록 당화가 촉진되어 AGE가 생성되는 것이다.
- 실제로 도시샤 대학의 당화 스트레스 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체내에 AGE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연구센터는 일본인 244명을 대상으로 피부의 AGE 축적과 생활습관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흡연경험, 음주습관, 수면시간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음주 습관은 아래의 그래프처럼 음주 빈도가 주 4일 이상의 그룹은 주 3일 이하 그룹에 비해 AGE의 축적량이 높았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 음주량과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Flasher)입니다. 즉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ALDH2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 활성이 낮은 사람입니다.
- 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 능력이 낮기 때문에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히드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따라서 AGE의 생성이 촉진됩니다.
- 이로 인해 체내의 단백질 변성이 진행되어 노화와 각종 질병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Non-flasher)도 술을 많이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의 영향을 받습니다.
- 숙취가 있는 사람과 일상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람도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한 AGE 생성이 촉진됩니다. ALDH2 활성이 높은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가 빠르지만 과음을 하면 아세트알데히드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다고 안심해선 안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AGE는 축적됩니다. 이것은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음주를 하면 그 축적 속도가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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